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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니네 세계여행
조호바루 한달살기 DAY7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본문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가는 날
예약까지는 아니지만 국내에서 계획하고 왔던 몇 안 되는 일정 중에 하나인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구경! 야시장 구경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는 데다가 볼거리가 많지 않은 조호바루에서 수요일마다 열리는 야시장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그날 저녁은 다른 일정하지 않고, 미리 같이 가기로 정해뒀었다. 야시장이 열리는 시간과 위치, 주차방법, 살거리, 볼거리, 먹을거리 등 최대한 많은 준비 해서 갔는데도 야시장은 생각보다 매우 혼잡했으며(조호바루의 야시장은 현지인들에게도 큰 행사이기에 그렇다) 더운 날씨로 인해 제대로 뭘 구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두 번 가도 괜찮을까요?라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대답하지는 못하겠지만 한 번은 가보면 좋은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그날의 기억을 적어본다.
메디니몰 빅마트
하원하고 레고랜드 씨라이프를 다녀온 뒤라 주차장으로 가기 전 방앗간에 또 들리게 되었다. 오늘도 역시나 입구에서 작은 카트를 챙겨 들고 신나게 마트를 다니는 녀석. 내가 고른 것도 꼭 으니의 카트에 넣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마트에서 물건을 고르고 담고 계산하는 것도 좋은 경험과 공부가 되니 일부러 막을 필요는 없다. 이런 소소한 것들이 때로는 더 좋은 기억으로 남기도 한다.
반가운 한국음식 새우 김부각. 그리고 자주 먹는 일본 라면 몇개와 간단한 음료류만 장을 봤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으니파파가 빅마트 주차장에 들어올 때 뽑은 주차권을 잃어버린 것이다. 주차정산기는 빅마트 입구 왼쪽에 있는데, 무인 정산기라 주차권이 없으면 정산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1일 최대 요금으로 주차비를 계산하고 바로 나가고 싶었지만 빅마트에서도 바로 정산할 수 없었다. 어찌해야 하나 시간이 없는데.
결국 물어물어 으니파파는 안내소로 주차권을 재발급하러 가고 남은 시간 으니와 나는 빅마트 가운데에 있는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냈다. 매일매일 바깥에서 놀이하며 활동했던 조호바루에서의 생활. 너무 그립고 그립다. 으니파파는 안내소에서 새로운 주차권을 발급받을 수 있었고, 1일 최대금액으로 정산한 후에야 출차할 수 있었다. 고생했지만 혼자서 해결했던 이번 일이 그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었기를 바라며!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주차
출퇴근 시간에 주차할 자리까지 없을 것 같아 조금 일찍 나섰는데도 주차하기가 쉽지 않다. 네비가 가리키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 도로에 주차를 하고 걸어가 본다. 오늘따라 내리쬐는 햇볕이 심상치 않다. 나무가 우거진 도로로 걷다 보니 이미 우리는 모기밥이 되었다. 이 상황에서도 아빠 모자를 푹 눌러쓰고 나뭇가지를 주워서 지팡이 삼아 장난치며 걸어가는 녀석. 초긍정 으니를 보니 힘이 난다.
부킷인다 수요야시장은 매주 수요일 오후 5시에 열린다. 9시까지 약 4시간 정도 열리며, 비가 와도 열리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조호바루에는 스콜성 폭우가 잦기 때문에 비가 와도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듯하다.
구글맵을 찍고 가다보니 KFC가 보인다. 그 오른편으로 야시장의 초입이 시작된다. 사람이 매우 많다. 으니를 안고 일단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본다. 입구에서 달짝지근한 야키도리 냄새가 코를 찌른다. 덥지만 일단 먹어보자.
조호바루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맛집
주문 즉시 자리에서 양념을 발라가며 타지 않게 잘 구워준다. 시장인 걸 감안해도 위생상태가 좋은 편이었고, 고기의 질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야키도리 메뉴판
꼬치 개당 가격은 4링깃으로 1200원이 좀 안 되는 가격이다. 5개 사면 1개를 더 주니 6개에 20링깃으로 6천 원 정도 되는 가격. 현지 음식이 아니라서 그런지 가격은 그렇게 싸지는 않다.
꼬치의 맛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불맛이 나고 적당히 잘 익혀져 있어 맛이 좋았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였다면 그 맛이 배가 되었을 테지만 더운 날씨에 불 앞에서 으니와 함께 먹으려다 보니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어서 맛이 반감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부킷인다 KFC
안 되겠다. KFC로 튀어야겠다.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음료, 감자튀김을 시켜 땀을 식혔다. 시장 중간에서 만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울 것 같아 워니네와 여기서 접선하기로 했다. 알고 보니 워니네는 반대쪽에 주차를 해서 힘들게 이곳까지 걸어오게 되었다. 아이들과 땀을 좀 식히고 충전해서 다시 야시장으로 들어가는 길.
현지인이 많은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다낭의 한시장이나 루앙프라방의 야시장, 방콕의 짜뚜짝 시장 같은 현지인에게 맞춤화된 대형 야시장만 생각했나 보다. 생각보다 아기자기한 살 거리가 없고 먹을 것도 많지 않다. 그보다는 현지인들이 실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후에 우리 집에 벌레를 안겨다준 리치와 망고스틴을 1KG씩 샀는데, 확실히 공산품이 아닌 과일, 채소 등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쌌다. 망고스틴이 1KG에 3천 원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더위와 사람 많은 곳에서 취약한 으니는 나에게 껌딱지처럼 붙어있다. 엄마도 덥지만 그래 안아보자. 으니가 좋아할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조호바루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쇼핑리스트
찾았다. 이곳도 산리오 열풍은 동일했다. 액세서리, 잠옷, 크록스 등이 늘어서 있는 골목이 나왔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핀을 고를 기회를 줬다. 신중하게 하나씩 고르는 으니와 주주. 그 옆에 있는 산리오 잠옷도 사주고 싶었지만 한화로 3만 원 정도를 부르고 잘 깎아주지 않는 통에 눈물을 훔치며 돌아서야 했다.
반대쪽에 있던 크록스 짝퉁은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저렴한 데다가 워니언니가 깎으면 깎을수록 계속 가격이 더 내려가 대량구매를 하고 말았다. 남은 조호바루 여행 내내 잘 신었다는 후문.
손에 산리오 팔찌 하나 끼고 기분이 좋아진 녀석. 시장을 구석구석 둘러보는 건 이 날씨에 무리일 것이라 판단하고, 원래의 목적인 아보카도 주스를 사러 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얼음도 없이 담겨 있던 생선들. 냉장 계란은 언제쯤 찾을 수 있는 걸까.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아보카도 주스
이런 주스병이 보이면 두병 사세요. 세병 사세요. 아보카도 100%로 갈아 만든 주스라 너무 신선하고 너무 맛있습니다. 으니파파는 좀 느끼하다고 했지만 원래 아보카도 좋아하는 나는 정말 아침에 한 잔 먹으면 너무 힐링되는 맛. 두병 사서 알차게 잘 먹었다. 조호바루 한 달 살기 7일째. 부킷인다 수요야시장 이야기 끝! 내일은 이쯤 되면 지겨워질 만한 레고랜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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